그라임은 환경 조건의 차이가 식물들 특유의 전략과 생활사를 발달시켰다고 말했다. 그라임이 선택한 식물에 선택적인 압력을 가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변소는 교란의 강도와 스트레스의 강도이다. 그라임은 교란의 정도와 스트레스 강도를 조합하여 네 가지 극단적인 환경을 대조하여 기술했다. 그라임이 상정한 네 가지 환경적인 극단은 (1) 교란과 스트레스가 모두 적은 곳, (2) 교란이 적으나 스트레스가 심한 곳, (3) 교란이 심하나 스트레스가 적은 곳, (4) 교란이 심하고 스트레스 역시 심한 곳이다. 식물학에 관련된 광범위한 지식을 살려, 그라임은 식물들이 그의 이론적 환경 중 세 곳은 차지하고 있으나 네 번째 환경적 조건의 조합이 있는 곳 (교란이 심하고 스트레스도 심한 곳)에서는 식물이 생존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이 없다고 말했다. 그다음에 그라임은 나머지 세 종류의 환경에서의 필요조건에 적합한 식물의 전략, 즉 생활사를 기술하였다. 그가 생각해 낸 전략에는 황무지 식물, 스트레스 내성 식물, 경쟁 식물이 있었다. 황무지 식물은 교란이 심한 곳에서 사는 식물로, 다른 식물과 경쟁하여 살아남기 위해 교란을 이용한다. 그라임은 식물의 생물량을 직접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식물의 정착 또는 생장을 제한하는 작용이나 과정을 뜻하는 교란이 자주, 강하게 일어나는 서식지에서 황무지 식물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특성을 기술하였다. 황무지 식물의 특성 중 하나는 연속적인 교란 사이의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도 종자를 생산하고 빨리 자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연속적인 교란이 있을 때 황무지 식물이 존속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황무지 식물은 생식에 생물량의 높은 비율을 투자하여, 교란에 의한 새로운 서식지로 분산할 수 있는 종자를 많이 생산한다. 황무지 식물이라는 용어는 때때로 '잡초'라는 단어와 동의어처럼 사용된다. 교란과 관련된 동물은 생식률이 높으며, 훌륭한 개척자이고, 때때로 황무지 식물과 같이 불리기도 한다. 그라임은 '초목 전체 또는 일부의 건조 물질 생산율을 제한하는 외부의 제한 요소'로 스트레스를 정의하면서, 식물 생활사의 두 번째 종류인 스트레스 내성 식물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즉, 스트레스는 초목의 전체나 일부의 생장을 제한하는 환경적 조건에 의해 유도된다. 어떠한 환경 조건이 그러한 제한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스트레스는 극심하게 높거나 낮은 온도,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극심한 수분 조건 그리고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빛이나 양분으로부터 나타나는 결과이다. 서로 다른 종은 서로 다른 환경적 조건에 적응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절대적 수준의 빛, 수분, 온도 등은 종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조건들은 생물 군계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가뭄 관련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강우량은 우림과 사막에서 다르고, 온도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최소한의 온도는 열대림과 아한대의 숲에서 매우 다르다. 그러나 그라임이 지적한 중요한 점은 모두 생물군 중 몇몇 종은 발생하는 극단적인 환경에 더 큰 내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들이 그라임이 말한 '스트레스 내성 종'이다. 스트레스 내성 식물은 스트레스가 많고 교란이 적은 환경에 산다. 그라임은 스트레스 내성 식물은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고, 상록성이며, 고정된 탄소와 영양분, 수분을 보존하며, 일시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이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고 제안하였다. 게다가 스트레스 내성 식물은 대개 초식동물에게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스트레스 내성 식물은 특정한 환경이 제공하는 가장 어려운 조건을 견디며, 드물긴 하지만 생장과 생식에 매우 드문 유리한 시기를 이용하기 위해 그곳에 산다. 그라임이 제안한 식물의 세 번째 전략인 경쟁 전략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황무지 식물 전략과 스트레스 내성 전략의 중간 지점에 존재한다. 그라임의 분류에서 경쟁 식물은 교란과 스트레스가 모두 낮은 환경을 차지한다. 스트레스와 교란이 모두 낮은 조건에서 식물은 잘 자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잘 자라기 때문에 마침내 식물들은 빛, 수분, 영양 그리고 공간 같은 자원에 대해 서로 경쟁하게 된다. 그라임의 모델은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이 경쟁력이 강한 것으로 예상하였다.
여러 종 사이에서 일어나는 엄청나게 다양한 생활사의 정보를 정리하기 위한 초기의 시도 중 하나는 r 선택과 K 선택을 통한 방법이었다. r 선택은 맥아더와 윌슨에 의해 정의된 것으로, 개체군 성장률이 높은 것을 선호하는 선택으로 새로운 서식지나 교란된 서식지를 개척하는 종에서 가장 높게 선택될 것이라고 하였다. K 선택은 양분과 같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더 선호하며 수용 능력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K 선택이 더 두드러진다고 하였다. 그라임의 분류체계는 맥아더와 윌슨 그리고 피앙카가 제안한 r 선택, K 선택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다른가? 그라임은 r 선택이 자신의 분류 체계에서 황무지 식물에 해당하고, K 선택이 스트레스 내성 식물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그는 경쟁적인 생활사를 r 선택과 K 선택에 의해 제시된 극단 사이의 중간 위치에 놓았다. 그러나 이 두 분류 체계를 조정하려고 시도하는 한편, 그라임은 r 선택과 K 선택이 극단을 차지하는 생활사의 선형적 구조는 생물에서 나타나는 모든 변이를 다 포착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더 많은 차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그라임의 삼각형 배열에 새로운 차원이 더해졌다. 그라임이 제시한 삼각형의 끝을 따라 변화하는 요소들은 교란과 스트레스, 경쟁의 강도이다. 다른 생태학자들도 생활사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데 더 많은 차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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